공대생, 대기업에 합격하는 자소서 쓰기
공대생들은 글을 못 쓴다.
대부분 그랬다.
분명 우리는 글을 많이 안 써봤다.
그냥 대화를 하면 말을 잘하는 사람도 그 말을 제한된 글자 내로 정리해서
읽는 사람에게 내가 하고자하는 주제에 대한 명확한 전달을 하기 어려워 한다.
필자와 더불어 공대생들의 글을 읽으면 딱딱하고 뭉쳐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지금 나도 장황한 블로그 글을 쓰고 있고 공대생이라 문과 분들의 유려한 말 솜씨를 배웠다는 건 아니다.
다만, 자소서에 어떻게 써야할 지는 감이 조금 잡혔고 그 이후부터는 서류 탈락은 없었다.
또, 자소서 첨삭을 도와달라는 후배, 친구, 동생들의 글을 읽으면서도 나름 경험치가 쌓였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서 공대생 취준생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자소서가 쓰기 어려운 이유는 다들 비슷하다.
1. 적을게 없다.
내 이야기를 적어야하는데 어떤 내용으로 채워야 합격 할 수 있을 지
너무 흔하고 틀에 박힌 글은 아닌 지 경험이 있더라도 충분히 어필이 될 지
고민하느라 적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아무리 유명한 글작가님 이라도 단번에 글을 써내려갈 수 있는 분이 계실까?
우리는 더욱 더 그렇다. 어떤 내용을 채울지 먼저 고민해서 정리해야한다.
가령 '본인의 장점과 입사 목표를 적어주세요.' 라는 간단한 질문에 어떤 내용을 넣을 것인가?
사실 본인의 장점을 어필해주세요. 라고 대놓고 말하고 있지만
이 문항이 아니어도 우리는 모든 칸에 장점을 적을 것이다.
그럼 어떤 장점을 적어야하나? 필자는 그 뒤의 내용과 연결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입사 목표는 나의 목표만이 아니라 회사의 목표와 같이 시너지가 나야한다라는 생각으로 적는다면
그것을 뒷받침 할만한 일화와 경험들을 근거로 내 장점을 어필해야한다.
이렇게 큰 틀을 잡아놓는다면 틀을 채우는건 상대적으로 쉽다.
만약 너무 적을게 없다고 하더라도 거짓말을 절대 안된다. 무조건 들킨다.
그렇지만 관점을 바꿔보자.
내 장점이 스스로는 작다고 느껴지더라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별것 아닌 경험도 누군가는 해보지 못한 경험일 수 있다.
지나쳤던 일들이라도 뒤돌아보면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취준을 하면서 공부를 하면서 그냥 놀지만 않았다면 분명 얻은 것이 많다.
정말 적을 게 없다면 일기를 뒤져도 좋고, 눈을 감고 지난 시간들을 회고해보자.
2. 글자 수 제한이 부담스럽다.
그냥 적어야한다.
우리는 글을 잘 못 쓴다. 무조건 고쳐야한다.
그러니 그냥 적는다.
500자 제한을 훌쩍 넘어 1000자가 되어도 좋다.
그 후에 다시 글을 읽어보면 혹은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으면
보통은 내 평소 말투 그러니까 구어체로 적힌 것을 알 수 있다.
필요없는 미사여구 조사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이것만 다듬어도 글의 볼륨은 줄고 문장이 짧아져 읽기 편해진다.
필자는 글 다듬기를 보통 3번 이상은 한다.
다듬을 때 마다 수정할 요소가 보이지만 과하면 오히려 글이 너무 딱딱해져 읽기 불편하다.
강조할 만한 미사여구는 조금 넣어보자.
3. 자신이 없다.
자소서를 처음 써본 사람이나 서류 탈락을 해본 사람은 의기소침하다. 소심하다.
내 글을 누군가 읽었을 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지 고민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우리는 공대생이다. 서류를 읽는 분들은 이미 알고 있다.
내 경쟁자도 공대생이고 선배도 공대생이다. 다 이해해주신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쓴 자소서를 읽고 내용이 알찬 자소서를 읽으면
분명 가산점이 생길 것이다.
우리 자소서는 글 솜씨를 뽐내는 능력을 보는게 아니다. 물론 엉망진창이면 안되겠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고 나를 면접장에서 한번 더 보고 싶게 만들어야한다.
그 때, 어떤 질문이 올지도 스스로 예상이 되어야한다.
정리
단순하게 생각하면 취업과정은 '나'라는 사람을 회사에 세일링하는 것이다.
"내가 당신의 회사에서 같이 일하면 다른 사람보다 더 도움이 될 거에요"
라고 말하는 시간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스펙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동감한다.
1) 서류과정에서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소개하고 알려주고 궁금하게 만들어야한다.
2) 시험을 통해서는 나의 지식과 논리력, 학습능력, 집중력 등 책상머리를 증명해야한다.
3) 면접을 통해서는 나의 사회성과 회사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대화를 통해 증명해야한다.
필자가 취준을 하면서 취준의 각 스텝에 대해 세운 가치관이다.
정답이라고 자신하진 않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카카오, 기아 등 은행권 까지 면접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80점짜리 가치관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취준생 분들도 자신만의 가치관에 맞게 정확한 목표를 두고 준비하자.
나를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 그게 결국 고민해야할 목표이면서
자소서에서부터 녹아들어가야하는 내용이다.